미래를 맞이하는 자세, 희망 <희망의 이유>

<희망의 이유> 제인구달 저/박순영 역, 궁리, 2000.

아주 예전 MBC의 매우 유익한 프로그램이었던 [느낌표] 선정 도서이고, 당시 읽어보겠다고 샀으나 무려 5년 가까이 흐른 지금에서야 읽어 보았다. 나는 제인구달을 과학자로 인정하기 보다는 동물 보호가로 바라보고 있었고 그녀의 메세지가 전인류적이기 보다는 다소 신앙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에도 아직 이러한 색안경이 벗겨지지 않았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녀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깨어 있었고, 그녀 삶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 수록 깊이 공감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 늦게서야 읽고 왜 진작 보지 않았을까 하고 후회하는 책 중 하나가 되었다.

자연을 사랑하고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을 소중히 여기는 그녀의 희망의 메세지는 한 편으로는 동물 보호, 환경 보호를 이야기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 그 자체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최근에 벌어지는 우리 사회의 우울한 사건들 때문일까, 나는 후자와 관련하여 그녀의 메세지를 해석하고 받아 들였다.

요즘 들어 민주주의에 대한 내 생각의 틀을 넓혀준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소수의 의견이 존중되는 사회를 넘어 인간 뿐 아니라 세상 모든 것의 의견이 존중되는 사회. 인간과 비인간의 개념을 넘어서는 사회. 이러한 틀에서 사고하고 싶다.

책의 내용이 전반적으로 좋지만, 특히 뒷부분의 희망에 관해 이야기하는 구절을 옮겨 온다. 그녀는 환경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고의 폭을 넓혀 우리 생활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받아들여도 좋을 듯 하다.

  사실 어느 곳에나 성공담은 있다. 문제는, 우리 대부분이 거기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우리는 책임에서 벗어나기를 좋아하고 남들에게 손가락질하기만을 좋아한다. 우리는 이렇게 말하곤 한다.
  "오염, 쓰레기 문제와 같은 것들이 우리의 잘못은 아니다. 그것은 기업, 산업, 과학계에서 잘못한 것이다. 정치가들에게 잘못이 있다."
  이러한 태도는 파괴적이고 치명적인 무관심으로 연결되고 있다. 자신이 바로 소비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무엇을 살 것인지, 무엇을 사지 않을 것인지를 자유롭게 선택함으로써 우리는 기업과 산업의 윤리를 바꿀 수 있는 집단적인 힘을 쥐고 있다. 선이 실현되도록 힘을 행사할 수 있는 대단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정치가들, 최소한 민주적인 과정을 통해 선출된 정치가들을 욕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다. 어떤 정치가가 최소한 50%의 유권자들이 그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는 확신 없이, 어느 정도의 희생을 요구하는 엄격한 환경 법안을 상정할 수 있겠는가? 유권자는 바로 우리들이다. 우리의 한 표가 중요한 것이다.당신의 표, 그리고 나의 표가 결정적인 변수이다.
문제는 모두가 '단지 나 혼자주의'를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한 사람에 불과해.내가 어떻게 하든 하지 않든, 아무런 상관도 없지 않은가? 그런데 왜 고민을 해?'
  상상해보라. 이 세상에 사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무엇이 환경과 사회에 좋은 것이고 나쁜 것인지를 알게 되면, 수천, 수만, 수백만, 수십억의 사람들이 똑같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무슨 상관이 있겠어 나 혼자인데 뭐.' 이런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보자. 수천, 수백만, 수십억의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행동 하나가 무엇인가를 바꿀 수 있음을 알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굴러다니는 쓰레기를 각가 하나씩만 줍는다고 생각해도, 지저분한 도시풍경은 금방 바뀔 수 있지 않겠는가?

환경, 사회 문제가 자신들에게 남겨진 유산의 한 부분인 것을 깨달은 이 젊은이들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당연히 맞서 싸우려고 한다. 미래의 세계는 그들의 것이기에, 이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그들은 지도자의 위치에 가 있을 것이고, 생산을 담당할 것이며, 부모가 될 것이다. 극심한 혼란을 정리하는 작업은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 젊은이들이 올바른 인식과 힘을 가지게 되면, 그리고 자신들이 하는 일이 정말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절감하게 되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 그들은 이미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by jewel | 2009/06/04 16:09 | └ read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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