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4월 30일
게으름일까?

너무 오래 쉬어서 감을 잃었나? 한 때는 정말 빡시게 살아서 미쳐버릴 지경이었는데, 요즘은 크게 하는 일이 없는데도 시간이 후딱후딱 지나간다. 초반 반년은 여행이라도 했다치지만, 후반 반년은 정말 뭐했나 싶을 정도. 이준기씨 아버지 말씀이 맞다 '너, 뭐냐?' 회사를 그만두자고 결심했을 때의 나는 어디 가고 지금의 나는 대체 뭐냐?
사실 당시 가장 두려웠던 것이 느긋함에 익숙해지는 것이었는데, 지금의 내가 딱 그 모습이 되지 않았나 싶다. 백수가 전국적으로 창궐한다는 이 시기에, 나도 그 안에 포함되고는 있지만, 사실 말하기에 민망한 것은 좋게 말해 자발적 백수이고 있는대로 말하면 별 의욕없는 인생인 거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게 다 하기 싫고 그런 건 아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그렇지만, 막상 닥치면 귀찮다는 되도 않는 이유로 피하고 있는 거다. 돈이 필요해서 과외를 구해야 겠다고 말은 하면서도 막상 과외가 잡히면 일주일에 몇 번 시간 내는 게 귀찮아서 튕겨 버리고, 역시 돈을 벌려면 과외보다는 학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하루 몇 시간씩을 잡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또 튕겨 버리고... 지금만큼 시간이 남아서 뭔가를 하기에 좋은 시절이 없는데, 회사 다닐때에는 그토록 바랬던 비는 시간인데 정작 나는 아무 것도 안하고 있는 거다.
허무주의일까? 이거저거 하고 싶은 생각이 아주 조금 들었다가도 그거 해서 뭐하나 하는 허무감이 밀려 오면서 모처럼 일었던 의욕은 거품처럼 사그라든다. 나름 딱히 재밌는 게 없어서 그걸 찾고 있어. 재충전의 시간이야. 라고 말은 하고 있지만, 나는 정말 지금 재충전을 하고 있는 걸까? 그냥 시간을 흘러 가는 강물에 실실 쏟아버리고 있는 건 아닐까?
아직 젊다고 스스로 생각하면서도 모험은 하고 싶지 않은 나는 이제 더이상 20대가 아닌가보다. 젊은 나이에 성공(?) 했다고 보여지는 사람들을 보면 조바심도 생기고. 스스로 돈이 전부는 아니라고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경제적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관심이 가는 분야가 있는데 경제적인 문제가 보이니 쉽게 발을 담그지 못하고 발가락 끝만 넣었다 뺐다 하고 있는 실정. 풍덩 빠져서 허우적대도 모자랄 마당에 말이지.
그나마 조금 기쁜 것은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이 하나 생겼다는 것. 좀 재밌다고 느꼈던 것보다 더더욱 이건 정말 하고 싶은 일이다. 그동안 내가 하고 싶었던 것과도 맥락을 같이 하는 것. 그런데, 지원하는 과정에서 나는 또 한창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하고 싶으면 나서서 성취해 내야 하는데, 이 난데없는 게으름은 대체 왠말이냐. 느긋하게 지낸 건 1년이면 되지. 이제 좀 슬슬 달리기 시작해도 되지 않나? 시동 좀 켜자.
# by | 2009/04/30 21:51 | * not categorized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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