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ma] Central에 가다!

2008. 9. 4. Central, Lima

리마의 악명은 하도 많이 들어서 사실 리마에서 하루만 보낼 생각이었다. 바로 나즈카로 뜰 생각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아무 생각 없이 호스텔을 3일이나 예약해 버렸다. 사실 여행 정보를 찾아보고 이리저리 계획을 세워보지만 후에 예약할 때가 되면, 다 잊고 당시 기분대로 예약 해버리는 것-_- 이 무슨 비효율인지...

하지만, 개인적으로 리마에서 3일을 머무르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여행하면서 많은 친구를 사귀자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였는데, 서부에서와는 달리 미국 동부에서 보낸 3주일은 너무나도 외로웠다. 정말 사람이 많았던 뉴욕에서 나의 기대와는 달리 뉴욕 사람들은 너무나도 냉랭했고, 호스텔에는 대부분 친구들과 온 애들 뿐이라서 다가가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 (왜, 상대방도 혼자고 나도 혼자면 막 다가가서 말 걸 수 있는데, 나는 혼잔데 상대방은 여럿이면 다가가기 어려운 거 있잖아. 상대방이 한국인이라도 못다가가겠더라). 워싱턴에서는 겨우 몇을 만나긴 했지만 다들 첫 날 떠나가 버리고... 마이애미에서도 우연히 공항으로 가는 중인 한국인을 만나 오랜만에 실컷 수다를 떨었다. 이후로는 또 심심.

하지만 리마에 온 첫 날 만난 네덜란드에서 온 성격 좋은 마르틴 덕에 미라플로레스 주변을 한참동안 떠들면서 돌아다닐 수 있었다. 아르헨티나에서부터 여행하면서 거슬러 올라왔기 때문에 많은 얘기도 들을 수 있었고, 자랑 섞인 잉카 트레일도 간접 경험할 수 있었고 (오리지날 트레일이었다고 강조!했는데 무려 4월에 예약했더랜다) 게다가 마르틴은 스페인어까지 잘 해서 옆에서 완전 편하게 부려먹을 수 있었다. 아마도 쿠즈코에서 또 만날 것 같은 아일랜드에서 온 마크는 조금은 냉랭한 성격이었지만, 어쩌면 그의 나라가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우연치 않게 루트가 많이 비슷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독일에서 온 요하네스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성격으로 같이 얘기하고 있으면 너무나도 즐거운, 몇년을 알아온 것 같은 친구다. 이 친구는 무려 5개국어를 구사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뭘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사이에 요하네스가 용감하게도 센트럴을 가보겠다고 하길래 잽싸게 꼈다. 핫핫. (사실 그도 혼자 가기 싫어서 은근 같이 가기를 바라는 것 같기도 했고) 센트럴의 악명은 하늘을 찔러서 도저히 혼자서 가지 못할 거라고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 얼마나 잘된 일인가! 얼씨구나~

San Martin Plaza on a very cloudy day (Is it always cloudy in Lima?). 리마에 도착한 이후로 한 번도 해를 본 적이 없다. 구름이 잔뜩 끼어 흐리거나 부슬부슬 비가 내리거나... 우기도 아닌데, 봄비인건가? 대체 리마에 해뜨는 날이 있긴 한걸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흐린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저 사진은 저녁도 아니고 아침도 아닌 낮 12시 경에 찍은 것. 대체 태양은 어디로 간 것이냐? 센트럴은 생각보다 훨씬 예뻤다. (물론 이후에 이 부근만 예쁘다는 것을 깨달았다) 광장 부근에는 경찰이 굉장히 많아서 수상하거나 위험해 보이는 사람은 전혀 없었고 여기저기 많은 관광객이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광장 주변 어딘가에 100년 전 Pisco Sour를 처음 만들어 팔았다는 호텔 (Gran Hotel Bolivar)이 있다는데 찾진 못했다. Pisco Sour는 이름 그대로 신 맛이 나는 페루 전통 술이라는데, 아직 맛보질 못했다. 아아.. 먹어보고 싶어!
A building just beside the San Martin Plaza.(I don't know what it is) 산마르코 광장에서부터 정부 건물까지 역사를 가득 품고 있는 것 같아 보이는 수많은 건물이 있었는데, 무척이나 깨끗했고, 잘 관리되고 있었다. 유럽엔 가보지 않았지만, 갑자기 유럽에 와 있는 느낌이 드는 거리. 아마도 과거에 스페인 점령 당시에 지어진 건물들이라서 과거 스페인 혹은 유럽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Palacio de Gobierno (Palace of the President) in Plaza de Armas (also known as Plaza de Mayor), people are watching changing of the guard. 페루의 대통령 궁. 매일 정오메 경비대를 바꾸는 행사를 (이거 대체 우리말로 뭐라고 하는지?;) 한다는데, 마침 그 행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대통령 궁을 경찰이 가득 둘러싸고 한참 떨어진 곳에서 구경하고 있는 관광객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가까이서 보지는 못했는데, 정말 수많은 경비대가 풍악을 울리면서 씩씩하게 행진하면서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행을 떠나지 전에 읽었던 남미의 정치와 역사에 관한 책에서 페루의 대통령이 일본인이었다는 걸 보고 깜짝 놀랐었는데 (게다가 대통령을 하던 와중에도 국적이 일본이었다) 후에 여러 비리와 부패가 발각되어서 급히 일본으로 도망갔다고 한다 (아마도 후지모리 대통령으로 기억) 지금의 대통령은 누구일까? 페루도 복잡 다양한 일을 경험하고 있구나...

대통령 궁의 한 가운데에 페루 국기를 중심으로 주변에 여러 나라의 국기가 걸려 있었는데 태극기도 있다! 그나저나 여기에 국기가 걸린 나라들은 페루와 어떤 관계에 있는 나라일까? 같이 갔던 요하네스가 독일 국기가 없다고 잔뜩 실망했다. 움... 그러게.
La Catedral de Lima beside the President's palace, beautiful spanish cathedral located in the southeastern of the plaza. 대통령궁의 왼편에는 이렇게 스페인 풍의 성당이 자리잡고 있다. 광장에 장식된 꽃밭은 가운데에 흰색을 중심으로 양쪽에 붉은 꽃이 심어져 있는데 페루의 국기가 이와 같은 색을 하고 있기 때문. 리마 곳곳에서 페루 국기를 상기시키는 문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Monasterio de San Francisco, Catacombs underground. 마요르 광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성 프란시스코 교회. 노란색 건물이 인상적인데 건물 앞면에 보이는 건은 점박이는 문양이 아니고 바로 비둘기. 내부는 다른 교회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지만, 지하에 카타콤이 있다. 약 45분 동안 진행되는 투어가 되는데 둘러 보지는 않았다.

대신, Inquisition 박물관에 갔었는데, 설명을 스페인어로 하는 바람에 하나도 못알아들었다. 나중에 찾아 보니, 과거 이단자들을 처벌했던 곳이라고 한다. 아.. 스페인어가 필요해. 하지만, 내가 어설프게 스페인어를 배운다고 해도 그 가이드의 설명은 못알아들을 것 같다. 어찌나 빨리도 말하던지. 예전에 그랜드캐년에 놀러 갔을때 혼자 운전하면서 내내 라디오로 스페인어 방송을 들었는데, 종종 아는 단어가 나올때마다 어찌나 기쁘던지. 그러나 그들은 역시 아나운서였다. 실생활에서 사람들이 얘기하는 걸 들어 보면 당췌 아는 단어가 하나도 없다-_-
Congress of Peru, gorgeous building with lots of guards. 어딘가에 차이나 타운이 있다고 해서 그 쪽을 향해 가다 보니 점점 관광객은 보이지 않고, 나와 요하네스만이 유일한 동양인과 백인이 되어 있던 찰나, 게다가 길거리에는 노숙자와 거지도 슬슬 보이기 시작하고, 각종 냄새가 풍겨나기 시작.. 건물은 모두 지저분하고 여기저기 낙서가 되어 있는 것이, 느낌이 좋지 않았다. 마침 경찰 아저씨 둘을 만나 차이나 타운을 물었더니 길을 잘못 들었다면서 다시 돌아서 나가야 한다고 설명해 준다. 어쩐지.. 동네 분위기가 영 좋지 않더라니... 몇 블럭을 다시 되돌아 나와 조금은 밝은 분위기의 거리로 나와서 만난 곳이 바로 이 곳. 오~ 하고 사진찍고 있는 우리 둘에게 아까 그 경찰 아저씨들이, Congress라고 설명해 주고는 돌아갔다. (우리가 걱정되어서 몇 블럭을 우리 뒤를 쫓아 왔던 것! 더불어 덜렁덜렁 카메라를 들고 있던 내게 카메라 조심하라고 얘기도 해주었다)
대통령 궁도 그랬지만, 국회의사당도 높은 철창으로 둘러싸여 있고 입구에는 경비들이 서서 ID를 체크한다.
Central Lima, so beautiful and clean area. 센트럴에서 산 마르틴 광장에서 마요르 광장까지 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가 있어서 길을 따라 걷기에 좋다. 그 길을 걸어서 나온 후 대통령 궁을 지나면 이런 모습의 예쁘고 정리된 리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단순히 상상하던 센트로와는 굉장히 다른 모습. 그러나 이 건너편에는...
the Big cross and the flag of Lima with colorful houses, doesn't it look like Rio in Brazil?  산등성이에 빼곡히 자리잡고 있는 형형색색의 집들. 그러나 가까이 가보면 그 색만큼 예쁘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다가갈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그 모습이 마치 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로의 달동네와도 흡사한데, 센트럴에서는 더이상 벗어나지 말 것을 권한다. 더불어 오후 5시가 넘기 전에 숙소로 돌아오라는 얘기도 들었고... 리마 전역이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지만 리마 센트럴은 정말 차들이 정신없이 다니는 곳인데다가 대부분의 차들이 (특히 택시와 버스) 검은 연기를 뿡뿡 뿜어댄다.
Main road in Central Lima, lots of trash on the street, and smoke from cars. 센트럴을 돌아다닌지 약 2시간 정도, 차의 매연으로 목이 아프고 속이 울렁거려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이거, 내가 그만큼 민감하다는 거야? 차가 그렇게 많았던 뉴욕의 공기도 이렇진 않았고, 서울의 공기도 이렇진 않다. 그러나 자연 경관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페루의 도시는 매연에 휩싸여 허덕이고 있다. 도로 표면 가까이에 먼지처럼 뿌연 매연이 보일 정도이니 (구름처럼 쌓여 있다) 이 얼마나 심각한 지... 그 이유는 아마도 낡은 차들 때문인 것 같다.

한 때 우리나라 도로에 즐비했던 티코가 페루 택시로 둔갑해 있었는데, 아마도 중고차를 대량 사다가 택시로 만든 듯하다. 버스도 마찬가지, 게다가 차량 정비도 하지 않는지, 모든 택시와 버스가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단 두 시간 시내에 있었을 뿐인데, 목이 너무 따갑고 속이 울렁울렁. 미라플로레스의 메인 도로도 매연이 있기는 마찬가지이나, 센트럴은 정말 심했다.

게다가 차들은 어찌나 무지막지하게 달려대는지, 그렇게 다니면서 교통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 도로에는 차선이 그려져 있으나 리마에서 차선은 무의미하고, 파란불만 켜졌다 하면 무지하게 달려대는 차들, 특히나 택시는 그 안에 타고 있는 동안도 사고가 나지 않을까 불안한 지경이다.

그나저나 실제는 훨씬 더 엉망이었는데 사진으로 보니 그나마 낫구나. 내 카메라가 너무 좋은거 아냐? 이런 구라샷을 내다니-_-;
10솔에 택시를 잡아 타고 다시 미라플로레스로...
Pacific Ocean View from Miraflores, isn't it beautiful even though it's cloudy? 다시 평화로운 미라플로레스로 돌아왔다. 미라플로레스의 해변가에는 페루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잘 꾸며진 쇼핑 센터가 있는데 (Larco Mar) 스타벅스도 있고, 토니 로마스도 있고, 대충 다 있다. 옷도 팔고 있고... 그나저나 미국 스타벅스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쌌는데, 페루 스타벅스는 더더욱 싸다. 캬라멜 마끼아또 tall 사이즈 한 잔이 미국에서는 4불 정도였고, 페루에서는 9솔(약 3.1불) 우리나라 스타벅스는 각성하라! 게다가 미국과 페루의 스타벅스는 무선인터넷이 무료다. 우리나라 스타벅스 각성하라!!!
Pacific Ocen from Lima, Hi there? across the Ocean. 아쉽게도 해변은 모래사장이 아닌 자갈 밭. 아무래도 날이 좋더라도 해변에서 놀기에는 무리일 듯 보인다. 하지만 이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몇몇 사람들이 서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이 부근에서는 패러글라이딩도 이뤄지고 있는데, 리마에 도착하기 전에는 패러글라이딩을 해보려고 했으나, 날씨가 계속 구려서 포기. 아마도 저 하늘 위로 올라가면 더더욱 춥겠지? 아니, 그나저나 리마에 해가 뜨긴 뜨는거야? 이거 왜 이래...
Miraflores Cliffs from the beach. Nice modern buildings on the cliffs. 고급 맨션처럼 보이는 아파트가 즐비한 이 곳. 경치도 좋은데다가 건물도 정말 깨끗하고 현대식이다.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은 아마도 리마의 상류층이 아닐까? 이 부근은 차들도 고급스러워 보이고... 미라플로레스 중에서도 가장 경치가 좋은 곳이 바로 이 곳이며 해안선을 따라서 바랑코까지 걸어가면 리마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볼 수 있다. 저 절벽을 다시 기어 올라오느라고 힘들어 죽을 뻔 했지만... (물론 기어 올라가진 않았고 가파르고 끝없이 놓여진 계단을 이용했다)

하루동안 짧게 구경한 리마의 센트럴과 미라플로레스. 사실 대부분의 사진은 관광용이다. 센트럴은 사진을 찍은 곳을 제외하고는 정말 지저분했고 (생각보다는 위험하지 않았다), 미라플로레스는 사진 찍은 곳을 제외하고는 그냥 여느 작은 도시와 같은 풍경이다. 차들이 지나다니고 이런 저런 건물이 즐비하며 각종 패스트푸드점과 식당이 즐비한 그런 곳. 그러고 보면 다른 도시에 대한 우리의 환상은 얼마나 조작되고 있는 것인지 (나도 그 조작에 일조하고 있지만...) 조금은 난감할 때도 있다. 사람들이 가진 남미의 환상을 그대로 유지시켜주어야 할 것인지, 남미도 사람 사는 곳이고 우리의 도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알려줘야 할 것인지... 하지만, 분명 다른 페루만의 분위기가 있다. 궁금하면 여행을!

by jewel | 2008/09/05 12:07 | └ 페루 여행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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