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숙소 정리

2주라는 짧은 시간동안 무려 5개의 호스텔을 돌아다녔다. 그 중에 한 군데는 두 번 갔으므로 6번 이동을 한 셈인데, 한 번 이동 시에는 11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3시에 체크인을 해야 하므로 그 사이에 짐을 둘 곳이 마땅치 않아 그만큼 돌아다닐 시간이 짧아진다. 결국 2주를 머물렀으나 체감 머무름은 1주 정도. 분위기가 서로 다른 호스텔을 여러 군데 돌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너무 짧게 하면 이동에 시간이 많이 들어가므로 여유를 두고 길게 잡는 것이 좋겠다. (내가 여러 군데 예약을 한 것은 결코 나의 의도가 아니었다.)

혼자 여행을 하기 때문에 호텔은 부담이 너무 크고 혼자서는 심심하기 때문에 철저히 호스텔만 돌아다녔다. 본 포스트는 내가 머물렀던 5개의 호스텔의 분위기와 장단점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혹시나 뉴욕 여행 시 호스텔을 고려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호스텔이란? (Hostel)
유럽여행을 다녀 본 사람들은 잘 알테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단어일 수 있다. 호텔이나 모텔보다 훨씬 저렴하나 기본적으로 기숙사(dormitory) 형식을 갖는 숙소로 적게는 4명에서 많게는 12명이 한 방을 쓴다. 방 하나에 2층 침대가 들어서 있으며 각 방에 샤워실과 화장실이 딸려 있는 곳도 있고, 복도에 샤워실과 화장실이 따로 설치된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 남/여 각방을 사용하나, 간혹 남/여 혼숙이 이루어지는 곳도 있으므로 예민한 사람은 예약 시에 확인을 해야 한다. 호스텔마다 다르지만, 여러 경우에 아침 식사를 제공하며 (간단한 빵이나 시리얼)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부엌이 있어서 요리 재료를 사다가 싸게 맛있는 요리를 즐길 수 있다. 혹은 요리를 하면서 같은 호스텔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기도 한다. 배낭여행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숙소이다보니 세계 각지에서 온 많은 배낭여행객을 만날 수 있으며 친구가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호스텔이 주변 관광 책자를 가지고 있으며, 간혹 각종 현지 tour를 제공하는 호스텔도 있다. 더불어 무선인터넷은 무료 (단, 사람이 몰리는 밤 10시~새벽1시에는 매우 느리고 연결이 힘들 수 있다) 컴퓨터 사용은 시간당 5~7불

호스텔의 예약
1. Hostelling International (HI) USA : HI 멤버쉽 카드가 있으면 웹사이트에 제공된 만큼의 비용을 내며 카드가 없을 경우에 하루당 3불씩을 더 내야 한다. 기본적으로 HI 멤버가 아닌 호스텔보다 높은 수준의 숙소를 제공한다. 부엌과 세탁실을 포함하며, 체계적으로 잘 되어 있고 현지 tour나 행사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HI 멤버쉽 카드는 국내에서 25000원 정도에 발행받을 수 있으므로 10일 이상 묵게 되면 카드를 발급 받는 것이 이득이다. 예약시 가격의 5%를 deposit으로 내야 한다.
2. Hostels.com : HI 호스텔을 비롯한 호스텔로 등록되어 있는 숙소를 모두 검색하여 예약할 수 있다. 다녀간 사람들이 의견을 남겨두므로 이들의 코멘트를 반영하여 숙소를 고를 수 있다. 또한, 검색 기간에 예약이 가능한 숙소를 먼저 보여주기 때문에 숙소 선택이 용이하다. 예약시 가격의 10%를 deposit으로 내야 한다.
3. Hostelworld : Hostels.com과 마찬가지로 호스텔로 등록된 숙소를 모두 검색하고 예약할 수 있다. 거의 동일.

 나는 주로 HI-USA를 애용했으며 방이 없을 경우에는 hostels.com을 이용했다. 단, 호스텔 예약시에는 카드를 사용하므로 신용카드는 필수이다.

호스텔 예약 시 고려사항
1. 아침을 제공하는가? 여행 시에 경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식사. 아침 식사 한끼가 얼마나 든든한지. 아침 먹을 돈을 아껴서 저녁에 맛난 것을 먹자.
2. 호스텔의 위치는 어디인가? 내가 도착할 공항/기차역/버스역에서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지, 또한 머무르면서 돌아다닐 지역과의 교통은 편한지 반드시 확인해 보아야 한다.
3. 방 안에 개인 locker가 있는가? 중요한 물품은 대부분 들고 다니지만, 여기저기 구경가면서 노트북도 들고 다닐 수는 없는 터. 방 안에 개인 locker가 없다면 노트북을 두고 밖에 나가도 하루종일 찜찜하다 (사실 도난의 우려는 매우 적긴 하지만 불안감은 어쩔 수 없다) 더불어 밤에 잠을 잘 때에도 지갑과 신분증을 locker에 넣어 두면 마음 편하게 잠을 잘 수 있어서 좋다.
일단, 생각나는 것은 이 정도.

뉴욕의 숙소 예약 시 주의점.
1. 최소 한 달 전에는 예약한다. 의도치 않게 여러 호스텔을 전전해야 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방을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자리 좋은 호스텔은 모두 예약이 되어 있었으며 그렇지 않더라도 일주일 이상 길게 비어 있는 호스텔을 찾기가 어려웠다. (길게 비어 있는 호스텔은 주로 할렘 근처에 위치한 호스텔이다) 아무래도 여름 방학에는 세계 각지에서 방학과 휴가를 맞은 이들이 모여들기 때문에 더더욱 방을 구하기 힘들 터. 나는 1~2주 전에 예약을 했음에도 방을 구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숙소에 머무는 다른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 오래 있는 사람들은 최소 1달에서 2달 전에 예약을 했다고 한다. 뉴욕행이 결정되면 바로 숙소를 구하자.

2. 숙소의 위치를 반드시 확인한다. 뉴욕에서 호스텔의 가격은 위치에 의해 결정된다. 가장 좋은 위치는 아무래도 타임스퀘어 근처이겠으나, 지하철과 버스가 발달되어 있고 사실 뉴욕이 아무리 위험하다고 해도 사람이 많은 곳에는 늦은 시간에도 혼자 걸어다니는 데 무리가 없었으므로, 굳이 타임스퀘어 근처에 방을 잡지 않아도 상관 없다. 그러나 너무 멀어지면 이동시간이 길어져서 돌아다니기도 힘들고, 밤에는 조금 불안해진다. 센트럴 파크 서쪽에 여러 호스텔이 모여 있으므로 이 근처로 잡는 것을 추천한다. 숙소의 위치를 보고 지하철 역과 가까운 곳으로 잡도록 한다.

뉴욕에서 내가 머물렀던 숙소들
1. 5th Avenue Spot
 - 위치: 35 West 126th Street, 10027, New York. 할렘에 위치하고 있다. 버스나 지하철역과 비교적 가까우나 지하철역에서 걸어오는 사이의 길 주변 환경이 좋지 않으므로 저녁 늦게 다니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 가격: 10명 mixed room 29불/33불, 6명 female room 31불/35불 (주중/주말)
 - 장점: 저렴한 가격
 - 단점: 다운타운까지 지하철로 30분 정도 걸리는 위치이나 지하철역에서 한 블럭 정도 걸어간 후 골목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이 골목길 환경이 좋지 않아 해지기 전에 들어가야 한다. 여행 시에 시간 제한은 많은 걸림돌이 된다. tour나 호스텔 내 행사가 없는 것도 하나의 단점. 방 안에 개인 locker 없음.
 - 시설: 방에는 이층침대가 있는데 침대가 매우 작다. 이층에는 난간(?)이 없어서 잘못하면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복도에 위치하며 샤워실은 남/여 공용. 수압이 약하다. 부엌이 있어서 요리 가능
 - 기타: 아침식사 제공하지 않음. 세탁실 없음.

2. Jazz on the park
 - 위치: 36 West 106th Street @ Central Park West, New York City, 10025, New York. 센트럴파크 바로 옆에 위치하며 지하철역에서는 조금 멀지만 버스가 가까이에 다니므로 괜찮음. 저녁 늦게는 주변에 사람이 적긴 하지만, 크게 위험한 정도는 아니다.
 - 가격: 14명 mixed room 32불. 12명 female room 32불. (주중, 주말 같은 가격). 단, 체크인 시에 tax가 포함되어 가격이 올라간다 (세금은 약 13% 정도)
 - 장점: 여행자들끼리 친해질 기회가 많은 편안한 분위기. 아침식사 제공(베이글과 커피). 직원은 평균적으로 친절. 호스텔 내 행사가 몇 개 있음 (pub crawl night, movie night 등)
 - 단점: 화장실 부족, 12명 방은 매우 좁음. 방 안에 개인 locker 없음
 - 시설: 방의 이층침대는 조금 작은 편. 그러나 크게 불편함은 느끼지 못할 정도이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복도에 있으며 홀수층은 여자용 짝수층은 남자용으로 나뉘어져 있다. 로비에는 커피숍을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음료와 간단한 식사를 판다.
 - 기타: 6명 방과 12명 방을 써봤는데, 방의 크기는 거의 비슷한데 침대 수에 차이가 있는 것이라. 12명이 쓰는 경우 방이 매우 좁다. 몇 불 더 주고 적은 인원 방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

3. Jazz on the city
 - 위치: 201 W. 95th Street, 10025, New York. 센트럴 파크 서쪽. 사람들이 비교적 많이 다니는 지역에 위치하기 때문에 저녁 늦게에도 걱정이 없다.
 - 가격: 12명 33.5불 (주중, 주말 같은 가격) 단, 체크인 시에 tax가 포함되어 가격 올라감 (세금은 약 13%정도)
 - 장점: 방 안에 개인 locker 있음. 방 안에 샤워실/화장실이 있음
 - 단점: 12명 방에 샤워실과 화장실이 1개 밖에 없어서 부족함. 아침식사 없음. 옥상 층에 부엌이 있으나 매우 작고, common room도 협소, 호스텔 내 행사 없음.
 - 시설: 기본적으는 jazz on the park와 거의 동일한 방 구조이나 방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딸려 있다는 것이 다른 점. 별다른 설비도 없고 행사도 없다.

4. Hostelling International New York
 - 위치: 891 Amsterdam Avenue, NY 10025-4403, 10025, New York. 센트럴 파크 서쪽. 이 곳에는 항상 사람이 많으므로 저녁 늦게도 걱정이 없다.
 - 가격: 10명 34불/36불 (주중/주말)
 - 장점: 방 안에 개인 locker 있음. 세탁실 있음. 매일 행사와 tour가 있으며 호스텔 뒤편에 커다란 정원이 있고 실내에도 놀이 공간이 충분함. 넓고 깨끗한 부엌이 있음.
 - 단점: 직원이 대체로 불친절함. 아침식사 제공 안됨. 숙소 도착 시 체크인 전까지 짐을 보관하기 위해서는 locker를 사용해야 하는데 5불을 내야 함. (다른 호스텔은 짐을 공짜로 보관해 준다)
 - 시설: 건물 안에 모든 시설이 다 있어서 불편한 점 없으며 가장 완벽한 설비를 갖춘 호스텔임. 추천.

5. ZIP112
 - 위치: 112 N 6th st. 5F, Brooklyn, 11211, New York. 브루클린 북부에 위치. 맨해튼 바로 건너 편에 위치하며 williamsbug는 브루클린에서도 깔끔하고 안전한 동네. 지하철에서 2블럭 정도 떨어져 있으나 저녁에도 안전한 편임.
 - 가격: 4명 45불/50불 (주중/주말)
 - 장점: 매우 깨끗. 한국인이 운영. 가정집 같은 분위기. 한 방에 4명만 수용하나 방이 꽤 넓음. 아침식사 제공(시리얼과 우유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 깔끔한 샤워실과 화장실(치약, 샴푸가 있음). 컴퓨터 사용 공짜.
 - 단점: 행사나 tour가 없음.


5 군데의 호스텔 중에서 추천하는 곳은 HI-New York과 Jazz on the park, ZIP112

조용하고 깔끔한 곳을 좋아한다면 ZIP112가 단연 최고! 그러나 호스텔 내 행사가 없어서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없다. 하지만, 시리얼과 우유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뉴욕에서는 얼마나 장점인지... (당췌 호스텔들이 아침을 안주니 원...)

시끌 벅쩍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jazz on the park. 그닥 깔끔하진 않지만, 이 곳은 생기가 넘치는 분위기가 돈다.

모든 시설이 평균 이상인 곳은 HI-New York. 적당히 깔끔하고, 모든 시설을 다 갖춘 이 곳은 숙소로 머물기에 안성 맞춤. 하지만 불친절하고 융통성 없는 직원들로 기분이 상할 수는 있다. 호스텔 내에서 행사가 많아 친구를 사귀기에 쉬운 분위기다.

* 지금은 ZIP112에 머물고 있는데, 동네도 그렇고 숙소도 그렇고 너무 좋다 >ㅁ<

by jewel | 2008/08/23 14:40 | └ 미국 여행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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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intermezzo at 2008/08/24 13:45
안녕하세요 ^^ 밸리에서 보고 왔습니다 ^^
뉴욕에서 2주 정도 머무르실 예정이시면 유학생들 숙소를 서블렛하시는 것도 괜찮으셨을것 같네요 ^^:; 방학이라 한국에 나갈 때 많이 그렇게 하거든요. 특히 여름에는 1,2주-한달 이상도 쉽게 구하실 수 있는데...다음에 뉴욕에 오시게 되면 한번 서블렛을 구해보세요 ^^
Commented by jewel at 2008/08/24 23:29
그러게요. 친구도 그 얘기를 하더라구요. 전혀 생각도 못하고, 여행이니 당연히 호스텔! 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다음 번에는 한 번 이용해 보아야겠습니다. (그런데 언제 또 오게 될런지.. T-T)
Commented by 키미 at 2008/11/13 23:19
유학생들 서블렛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번 연말에 갈 예정인데..
좀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Commented by jewel at 2008/11/15 04:28
음... 저는 호스텔만 이용했던지라 서블렛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네요. 구글에서 new york sublet으로 검색하면 많은 사이트가 나오는데 참조해 보세요. 큰 도움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나저나 연말에 뉴욕 T-T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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