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캐년 가는 길

2008. 7. 26. CA -> AZ

* 렌트는 Enterprise에서 Full coverage로... 다른 곳보다 조금 비쌌지만, economy가 외제차라서 선택-_-;
렌트한 자동차에 짐을 잔뜩 싣고 그랜드 캐년으로 출발~
이모네 댁의 아이스박스를 지원받아서 음료수와 음식을 잔뜩 싣고 얼음 빡빡 채우고 출발했다.
GPS는 당근 없고, 변변한 지도도 없어서 나름대로 구글맵스를 이용하여 나만의 GPS를 완성!
그러나 나중에 생각난 소소한 문제점은, 가는 길만 열심히 표시했기 때문에 만약에 중간에 길을 잃으면 대책이 없다는 것과 혹은 주유하려고 고속도로를 벗어났다가 잘못하면 다시 고속도로로 들어가는 길을 잃고 헤맬 수도 있다는 것.
그리도 또 다른 문제는 한국에서 포항가는 길도 지겨워 죽을 지경이었는데 (고속도로에서 졸음 운전을 왜 하는 지 이해가 간다-_-) 과연 8시간 운전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일단 결론은 미국에서 운전할만 한데~ ㅋㅋㅋ
(나중에 렌트와 운전 얘기는 따로 포스트를...)

하지만 8시간의 운전이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그랜드 캐년으로 가는 첫 날의 경로는,
LA와 Paml springs 사이에 위치한 시골 동네에서 출발해서 Palm springs와 Joshua tree park을 지난 후 사막을 통과하여 북쪽으로 올라가다가 파커댐에서 아리조나 진입. 이후 Lake Havasu city를 통과한 후, 동쪽으로 달리고 달려서 Flagstaff 도착. 총 440 mile.

오전 11시에 출발해서 저녁 7시에 도착했다. (구글 예상 시간은 7시간 이었는데 -_- 졌다. 쳇)
그러나 저 긴 운전 시간동안 전혀 지루하지 않았는데, 운전하는 내내 풍경은 나에게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제 미국 서부의 기후를 대충 알겠다. 처음 출발해서는 그냥 익숙한 캘리포니아 풍경. 스페인틱한건지 멕시코틱한건지 누리끼리한 벽에 붉은 지붕을 얹은 건물들이 보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작은 산을 고개고개 넘는다. 근데 이 고개가 어찌나 귀여운지 산이라고는 하지만 사막과도 같은 날씨 때문에 똥색 풀뿌리만 동글동글 뭉쳐 있는 산이다.

그 후에 나타난 팜스프링스. 오... 처음 80F 정도를 가르키던 차의 온도계가 어느 덧 100F를 가르킨다. 헐 -_- 그나저나 팜스프링스에 바람이 굉장히 많이 부는가? 커다란 풍력 발전용 바람개비가 셀 수도 없이 많이 서 있다. 한 뭉치가 서 있는가 싶더니 (뭉치라고 했지만 언뜻 봐도 100개는 넘어 보인다;) 저 뒤 쪽에 또 하나, 또 하나, 또 하나... 와~ 근데 왜 이 사막에 태양광 발전은 하지 않는 걸까? 의아해 하면서 지나왔다.

이것이 캘리포니아의 사막. 사막이라고 하지만 사진에서 많이 봤던 백사장과 같은 모래 사막이 아니다. 그냥 황무지 같은 자갈/돌/흙에 저런 똥색 풀뿌리들이 군데 군데 자라는 것. 그나마 겨울에는 좀 서늘해져서 푸른색으로 뒤덮인다고 한다. 조슈아 나무 공원을 지나면서 시작된 저 풍경은 아리조나를 갈 때까지 계속 되었다. 사실 쪼큼 지겨웠지만, 지겨워질만하면 완전 다르게 변하는 풍경에 감탄하면서 운전을~
계속되는 캘리포니아 사막. 캘리포니아에는 뜨거운 햇살과 해변이 가득한 줄 알았는데... 내륙은 전혀 그렇지 않다. 사람 살 곳이 못돼. 저 멀리 보이는 산도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모습. 화전민이 불 질러서 나무가 없는게 아니다(유치한 비유를-_-) 너무 더운데다가 물이 모자라서 나무가 자라지를 못하는 것. 해서 저렇게 돌산이 여기저기 많이도 있다. 산맥이 어떻게 생겼는지 있는 그대로 보여준줌. 자동차 내부 온도는 100F를 기록하고 있고.. 도로 주변에는 경고판이 있었는데 "에어컨 끄세요~ 과열 조심하세요~" 이런 말이.. 이 더운데 에어컨 어떻게 끕니까? 사진 찍는다고 잠깐 차를 세워놓고 나갔는데, 순간 찜질방 들어온 기분이 가득. 너무 뜨거워서 차에 시동 안걸리면 어떡하나 걱정도 됐다. 다행히 차는 쌩쌩~
이것이 아리조나! 라기보다는 캘리포니아와 아리조나 주 경계에 강이 하나 흐르는데 이 강 주위에는 이렇게 초록색 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그나저나, 저 모양새는 마치 그랜드캐년 사진에서 보던 것과 흡사한데~ 설마 아리조나는 다 이렇게 생긴 것? 기대는 부풀어만 가고~
그나저나 경계를 지난 지점이 Parker 시였는데, 이 때 건넌 다리와 강이 너무너무 예쁜거다. 강은 정말 에메랄드 빛에 다리 바로 옆에는 철도를 위한 쇠로 만들어진 다리가 (아, 왜 아치모양 있는 딱 보면 기차 다리구나 싶은 그 모양) 있는 게 아닌가? 근데 너무 순식간이라서 차를 세우지 못했다 T-T 아.. 사진 흑.
사실 이게 아리조나 남쪽. 저 그랜드캐년 같은 모양새는 그대로인데 크기가 좀 작다. 오~ 역시 아리조나는 다 저렇게 생겼나보다~ 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사진. 강 부근만 살짝 저랬다. 아무래도 아리조나 북부와 유타 남부에 끝없이 캐년이 이어지는데 그 사이를 지나는 것이 바로 Powell 호수에서 시작된 콜로라도 강이다. 이후 네바다에서 Lake mead를 만났다가 Havasu lake으로 이어지는 강이 바로 옆에 있어서 그럴까? 해서 그 강과 계곡을 사이에 두고 캐년이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저 도로는 유명한 "Historic 66 route" 사실 미국 가기 전엔 들어보지도 못했던 도로인데;; 옛날에 무슨 탐험대 비스끄무리한 사람들이 미 서부에서 시카고를 거쳐서 동부까지 갔던 길이란다. route 66이 바로 그랜드캐년을 지나는데, 요 도로에는 어딜가나 historic 66이라는 간판이 있고 주변 도시에도 historic district가 가득하다.
그리고 드디어 푸른색 들판. 그랜드캐년의 날씨를 검색했더니 대략 70~80F였다. 그런데... 저 위의 아리조나에 들어오니 저런 장관이! 라면서 감격했던 것도 잠시. Lake havasu 근처는 정말 기절할 정도로 더웠다. 캘리포니아, 넌 사람이 살만하다; 자동차의 온도계가 120F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아니 대체 저 남부 Phoenix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게야? 아리조나 남부, 뉴멕시코, 텍사스. 사람 살 곳이 못된다-_- 그러나 하바수 호수를 지나서 동쪽으로 한참을 달리니 이런 근사한 초원이 펼쳐지는 게 아닌가! 미국 북쪽에서 봤던 광경과 살짝 비슷하나 이 곳의 나무들의 살며시 동그랗다. (북쪽 나무들은 키도 크고 세모 모양으로 생겼었다) 그리고 들판에 풀 뜯는 소들.

그나저나 궁금한 게 있는데, 들판에 보면 소들이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다. 아마도 저들은 광우병 위험이 없는 소일 듯 (일단 광우병의 위험성이 사료에서부터 많은 부분 기인하니까). 근데 당췌 소들만 있고 사람 사는 집이나 농장이 보이질 않는다.
1. 일반 소 같지만 사실은 야생 소다. 저들은 그냥 한가롭게 무리지어 다니면서 풀을 뜯고 돌아다닌다. 식용이 아니란 것?
2. 농장 주인이 소들을 위해서 매일 아침에 커다란 트럭으로 모셔와서 한가로운 낮 시간을 보내게 한 후, 저녁이 되면 다시 트럭으로 모셔간다.
3. 농장 주인 아들이 아침마다 소떼를 끌고 피리불면서 들판으로 나온 후 저녁이 되면 다시 피리불면서 석양을 등지고 소떼를 끌고 농장으로 돌아간다.
4. 주인은 신경 안쓴다. 그냥 방목하다가 소고기 주문이 들어오면 아무 소나 끌고 간다.
답은 무엇?
나무가 가득. 게다가 그냥 푸른 들판이 아니다, Flagstaff를 가기 전에 지나는 윌리암스에 못미쳐서부터는 커다란 나무들도 보인다. 도로 양쪽에 나무가 가득하다~ 얼씨구나~ 그나저나 그랜드 캐년 사진은 나무 한 그루 없는 사막 같았는데, 아니란 말인가!(복선) 햇볕은 쨍쨍하고 날씨는 뜨겁긴하다. 그래도 70~80F 정도. 나무가 푸르른 걸 보니 바닥에 물도 많겠지.

이렇게 Flagstaff에 도착했다. 처음에는 구글에서 가르쳐 준대로 Free way를 빠져 나와서 좌회전과 우회전을 통해 시내로 진입했는데 아니 갑자기 Arizona university에 와 있는 게 아닌가? 구글 뭥미?라고 중얼대면서 다시 빠져나왔다. 시내를 한참 헤매다가 결국 포기하고 다시 free way로 들어갔다가 동일한 루트로 나와서 무작정 arizona 대학으로 들어갔는데.. 대학을 한참 가로지르니 시내로 통하는 것. 어허... 이건 마치 지곡동 가기 위해서 포항가던 고속도로에서 우회전해서 다리 건너면 갑자기 P공대 들어가는 것과 같은 모양새?

by jewel | 2008/07/29 15:13 | └ 미국 여행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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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HC at 2008/08/12 06:52
좋은 글들 잘 보았습니다.
곧 센디에고에서 그랜드캐년까지 달릴예정인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궁금한점이 있는데 운전중에 구글맵은 어떻게 사용하신건지요?
핸드폰 인터넷인지 아니면.. 컴퓨터에 인터넷아답터를 쓰신건지..?
아님.. 그냥 집에서 뽑아가신걸 보고 하신건가요? '-'?ㅋ
Commented by jewel at 2008/08/12 10:24
제가 좀 삽질을 해서요. 운전 중에 구글맵을 사용하면 좋겠는데 인터넷이 안되니, 그냥 구글맵에서 길을 찾은 후에 각 포인트 별로 확대 지도를 뽑았습니다. 프린터가 없어서-_- 화면캡쳐해서 ppt로 저만의 네비게이터를 만들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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