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7월 11일
trek 6일차, 야생동물과 밤을...
2008. 5. 30. Wyoming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다른 국립공원과 달리 정말 리얼 야생 버라이어티. 이번 여행을 통해서 강호동씨와 1박 2일 팀이 얼마나 고생하는 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들은 그냥 돈을 받는 게 아니었다. 몸 버리면서 돈 벌고 있는 게야...
옐로스톤 국립공원에는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 때문에 화장실은 있으나 샤워실은 없다. 이 말은 머무는 동안 샤워를 할 수 없다는 말이며, 세수나 양치질도 찬 물로 해야 한다는 말. 호수는 얼어 있고 주변에는 눈이 잔뜩 쌓여 있는 이 환경에서 찬물로 모든 걸 해결해야 한다. 첫 날에는 도저히 찬물로 양치질을 할 수가 없어서 물을 끓여서 양치질을 했다. 세수까지 ㅋㅋ 이튿날 아침, 샤워는 그렇다고 쳐. 머리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는데... 결국 찬물로 감았다. 아.. 머리 카락이 하나하나 느껴져 T-T
정말 춥긴 추웠나보다 아침에 세수하면서 호들갑 떨다가 안경을 화장실 바닥에 떨어 뜨렸는데, 안경 알아 깨졌다. 아무리 유리알이라곤 하지만, 여태까지 여러 번 떨어뜨렸어도 한 번도 깨진 적이 없었는데.. 그나저나 이 안경 20만원 주고 했다고 T-T 컨택 렌즈를 가져왔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라나 T-T
버팔로 우선. 옐로스톤에서 버팔로는 보는 것은 이제 한국식당에서 밥을 보는 것과 미국식당에서 야채를 볼 수 없는 것만큼 당연한 일.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자유로운 영혼의 버팔로는, 이렇게 도로 위를 걸어 다니기도 한다. 이 녀석들이 도로 위를 점령하면 차건 사람이건 무조건 피해 지나가야만 한다. 도로 위에 버팔로가 볼일을 봐도 뭐라 할 수 없고, 만약 버팔로 떼가 도로 위에 누워서 일광욕이라고 하고 있으면 자동차는 서서 그들의 일광욕이 끝날 때까지 한도 없이 기다려야만 한다고...
안개 가득한 Midway Geyser Basin. 아침 일찍부터 찾아간 해바라기 모양의 Midway geyser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수증기와 안개만 가득. 더불어 삶은 계란 냄새가 가득. 며칠동안 계란 구경을 하지 못했던 터라 '냄새 말고 삶은 계란~'을 울면서 외쳤다.
Old faithful과 나 [photo by Ya-chun] 저 까만 오리털 파카는 전 날 샘이 빌려 준 것. 몰랐다. 옷의 힘이 이렇게나 강한지... 항상 춥다고만 했던 나. 덕분에 애들은 한국이 적도 근처에 위치한 아주 더워 죽는 나라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_-; 이렇게나 추운데 다들 어떻게 춥다는 말을 안할 수가 있는게야! 라고 생각했는데... 그렇다. 나의 옷이 너무 얇은 거였다. 샘의 옷을 입으니 추위도 하나도 안느껴짐. 덕분에 잠도 잘 잤다. 발시린 것만 빼고는.. 아침에 일어나서 애들이 묻는 안부인사에 내가 한 대답은 '나, 샘의 옷과 사랑에 빠졌어~' 저 사진 이후 store에서 분홍색 후디를 사자마자 옷은 다시 샘에게 반환됨. 흑흑 T-T
Tina와 몬티. 우리가 작은 돈을 모아 우리의 엄마오리(라지만 나랑 동갑;) 티나에게 버팔로 인형을 사줬다. 티나는 버팔로를 정말 좋아한다. 이름을 뭘로 지을까? 하는 질문에 'Not Special'이라는 샘의 대답. (버팔로를 하도 봐서 이제는 지겨워, not special이야~)라고 했기 때문 ㅋㅋ 결국은 '몬태나'가 되었다가 '몬티'가 되었다.
Not Special. 도로에서 만난 버팔로. 차 안에서 다들 아~ 지겨워, 또야? 이제는 특별한 것도 없어~ 라고 하면서도 차에서 내려서 사진을 찍었다-_- 새로 산 옐로스톤 후디와 버팔로. 저 옐로스톤 후디는 이후로 내가 가진 가장 두꺼운 옷으로 나머지 trekking을 내내 함께 했다 (모든 사진에 저 옷이 등장;) Trekking이 끝날 때까지 한 번도 빨지 않았음은 물론 -_-;;;;
Grizzly Bear! 옐로스톤에서 차를 타고 지나다가 사람들이 웅성대면서 서 있으면 반드시 함께 서서 지켜봐야 한다. 거기엔 뭔가가 있다. 망원경까지 들고 있는 사람들. 대체 뭔가하고 보니 저 멀리 그리즐리 곰이 있단다!!! 앗, 필드 보스?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저 멀리 곰이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착한 사람에게만 보이는 마법의 사진(뻥). 저 멀리 쌓인 눈(가운데 길게 가로로 쌓인 눈) 바로 아래에 검은 점이 작게 두개 있는데 그것이 그리즐리 곰 어미와 새끼; 아니, 대체 이 사람들은 저걸 어떻게 지나다가 본 거야? 곰보다 니들이 더 신기해. 아무튼 이로써 옐로스톤 종합 선물세트 달성! (버팔로, 검은곰, 그리즐리곰) 우리가 아주 운이 좋단다.
옐로스톤의 하늘. 아~ 자유~를 외치면서 사진 한방. 보기엔 그럴싸 하지만, 정말 당시에는 너무나도 힘들었던 초절정 야생 리얼 버라이어티였다.
이 날 저녁은, 에리코와 야춘 담당으로 에리코가 일본에서 들고 온 카레를 만들었다. 카레에 넣기 위해 닭을 사용했는데, 갑자기 간호사인 샘이 닭이 얼마나 위험한지, 뉴질랜드에서 많은 사람들이 닭의 살모넬라 균 때문에 죽었다고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멤버들이 자기 나라에서는 그런 적 없다고 얘기를 해도 막무가내. 닭에 닿았던 모든 칼과 식기를 끓는 물에 소독하는 것으로 일단락 지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케빈이 카레 가루에 돼지 고기가 들었다면서 펄펄 뛰는 것이 아닌가. 케빈은 돼지고기 알레르기가 있단다. 백만분의 일만큼 들었을텐데... 아무튼 케빈을 위한 밥은 따로 만들어졌다. 사람이 많다보니 이거저거 맞추기가 곤란해.
* 옐로스톤 국립공원 내에는 곰이 많으므로 캠핑 시에 절대로 텐트 안이나 주변에 음식물을 놓아서는 안된다. 캠핑장 곳곳에 Bear Box (Food Storage Box)가 있는데 자기 전에 반드시 이 곳에 따로 보관해야 한다. 이곳에 보관하는 물건은 음식은 물론이요. 물, 화장품, 생리대 등 냄새가 날만한 모든 것들이다.
그나저나 안 씻은 우리가 제일 냄새가 심한 것 같은데~
* 밤에 캠프 안에서 나올 때에는 반드시 문을 조금 열어 플래쉬로 주변을 충분히 살핀 후 나와야 함. 밤에 곰이 캠프장 주변을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무턱대로 나왔다가 곰과 딱 마주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 곰은 웅크리고 있기 때문에 작아 보여도 두 발로 일어서면 크기가 엄청나다고.. 티나는 언젠가 밴 지붕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자다가 눈을 떠보니 바로 옆에 곰 얼굴이 있었단다. 곰이 서서 앞 발로 밴 지붕에 기대고 서 있었던 것 어찌할 바를 몰라 눈만 마주치고 있었는데 다행히 별 탈 없이 돌아갔다고...
곰에게 맛있어 보이지 않아야 할 것.
* 곰을 만나면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사진찍기.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리 곰을 봤다고 얘기해도 증거가 없으면 말짱 꽝. 곰을 보면 무조건 카메라를 꺼내 들고 사진을 찍어라. 만족할만한 사진을 찍었으면 그때부터 자신의 목숨을 지켜야 함. 단, 곰 앞에서 죽은 척은 절대로 하지 말 것. 나무 위로 달아나지 말 것. 곰이 훨씬 더 나무를 잘 탄다. 뛰어서 달아나도 힘들다. 곰이 훨씬 더 빨리 달린다. 아무튼 맛있어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도망가라.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다른 국립공원과 달리 정말 리얼 야생 버라이어티. 이번 여행을 통해서 강호동씨와 1박 2일 팀이 얼마나 고생하는 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들은 그냥 돈을 받는 게 아니었다. 몸 버리면서 돈 벌고 있는 게야...
옐로스톤 국립공원에는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 때문에 화장실은 있으나 샤워실은 없다. 이 말은 머무는 동안 샤워를 할 수 없다는 말이며, 세수나 양치질도 찬 물로 해야 한다는 말. 호수는 얼어 있고 주변에는 눈이 잔뜩 쌓여 있는 이 환경에서 찬물로 모든 걸 해결해야 한다. 첫 날에는 도저히 찬물로 양치질을 할 수가 없어서 물을 끓여서 양치질을 했다. 세수까지 ㅋㅋ 이튿날 아침, 샤워는 그렇다고 쳐. 머리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는데... 결국 찬물로 감았다. 아.. 머리 카락이 하나하나 느껴져 T-T
정말 춥긴 추웠나보다 아침에 세수하면서 호들갑 떨다가 안경을 화장실 바닥에 떨어 뜨렸는데, 안경 알아 깨졌다. 아무리 유리알이라곤 하지만, 여태까지 여러 번 떨어뜨렸어도 한 번도 깨진 적이 없었는데.. 그나저나 이 안경 20만원 주고 했다고 T-T 컨택 렌즈를 가져왔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라나 T-T







이 날 저녁은, 에리코와 야춘 담당으로 에리코가 일본에서 들고 온 카레를 만들었다. 카레에 넣기 위해 닭을 사용했는데, 갑자기 간호사인 샘이 닭이 얼마나 위험한지, 뉴질랜드에서 많은 사람들이 닭의 살모넬라 균 때문에 죽었다고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멤버들이 자기 나라에서는 그런 적 없다고 얘기를 해도 막무가내. 닭에 닿았던 모든 칼과 식기를 끓는 물에 소독하는 것으로 일단락 지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케빈이 카레 가루에 돼지 고기가 들었다면서 펄펄 뛰는 것이 아닌가. 케빈은 돼지고기 알레르기가 있단다. 백만분의 일만큼 들었을텐데... 아무튼 케빈을 위한 밥은 따로 만들어졌다. 사람이 많다보니 이거저거 맞추기가 곤란해.
* 옐로스톤 국립공원 내에는 곰이 많으므로 캠핑 시에 절대로 텐트 안이나 주변에 음식물을 놓아서는 안된다. 캠핑장 곳곳에 Bear Box (Food Storage Box)가 있는데 자기 전에 반드시 이 곳에 따로 보관해야 한다. 이곳에 보관하는 물건은 음식은 물론이요. 물, 화장품, 생리대 등 냄새가 날만한 모든 것들이다.
그나저나 안 씻은 우리가 제일 냄새가 심한 것 같은데~
* 밤에 캠프 안에서 나올 때에는 반드시 문을 조금 열어 플래쉬로 주변을 충분히 살핀 후 나와야 함. 밤에 곰이 캠프장 주변을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무턱대로 나왔다가 곰과 딱 마주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 곰은 웅크리고 있기 때문에 작아 보여도 두 발로 일어서면 크기가 엄청나다고.. 티나는 언젠가 밴 지붕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자다가 눈을 떠보니 바로 옆에 곰 얼굴이 있었단다. 곰이 서서 앞 발로 밴 지붕에 기대고 서 있었던 것 어찌할 바를 몰라 눈만 마주치고 있었는데 다행히 별 탈 없이 돌아갔다고...
곰에게 맛있어 보이지 않아야 할 것.
* 곰을 만나면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사진찍기.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리 곰을 봤다고 얘기해도 증거가 없으면 말짱 꽝. 곰을 보면 무조건 카메라를 꺼내 들고 사진을 찍어라. 만족할만한 사진을 찍었으면 그때부터 자신의 목숨을 지켜야 함. 단, 곰 앞에서 죽은 척은 절대로 하지 말 것. 나무 위로 달아나지 말 것. 곰이 훨씬 더 나무를 잘 탄다. 뛰어서 달아나도 힘들다. 곰이 훨씬 더 빨리 달린다. 아무튼 맛있어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도망가라.
# by | 2008/07/11 03:58 | └ 미국 여행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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