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k 3일차. trekking은 결코 쉬운 게 아니야

2008. 5. 27. Glacier national park, MT

역시 눈이 사방에 깔린 글레이셔에서의 캠핑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두꺼운 침낭을 새로 하나 장만하여 무려 세 개의 침낭을 사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밤새 너무 추워서 입이 돌아가는 줄 알았다. 물론 나의 옷도 문제이긴 했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나온 말은 'freezing'

이틀간 같은 곳에 묵을 예정이므로 loading이 없는 아침. 그러나 트레킹 준비로 결코 한가하지만은 않다.

오늘은 trek 시작 후 처음으로 진짜 트레킹을 하는 날. 우왓! 긴장~ Lake McDonald 주변을 한바퀴 도는 것이 편하고 좋다는데, 아쉽게도 한쪽 도로가 막혔다. 이럴 바에야 아예 다른 lake을 더 보고 오자!라는 생각에 Avalanche lake trail을 하였다. 앞 길이 어찌 될지는 알 지도 못한 채-_-...

=> Glacier National Park에서의 Trekking

차안에서 머무는 데 익숙해진 다리는 결코 쉽게 움직여주지 않았지만, 어찌저찌 나름 성공적으로 난생처음의 트레킹을 마쳤고, 미국에서 경험해 보기 쉽지 않은 히치하이킹까지 해보았으니 오늘의 일정은 나름 만족스럽다. 흐흐흣.
얘기를 들어보니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도 히치하이킹을 했는데 다들 10 여 번의 시도만에 성공했다고. 우리는 단 한번에 성공했는데.. 역시 사람이 이쁘고 봐야 된다니까... (멤버들이 슬슬 나의 불치병을 인지하기 시작한다-_-)

울고 있는 에리코와 신난 우리 [photo by 야춘]. 에리코는 나한테 맞아서 울고 있... 당연히 뻥이고!!! 캠프파이어의 연기가 에리코상을 너무 좋아하는데, 그 사랑을 받아 주지 못해서 울고 있다. 저 옷은 내가 가진 가장 두꺼운 옷이었다. 주변 사람들과의 옷과 비교해 보면 내가 얼마나 험난한 일정을 보냈는지 알 수 있다 T-T 흑

트레킹 덕분에 심신은 피곤할 대로 피곤하고, 캠핑장에도 늦게 돌아왔다. 우리의 엄마 오리, 티나가 맛난 저녁을 해주었다. (배가 고파서 뭐든 맛났다). 그나저나 며칠 전부터 티나가 계속 묻는다. '바나나 보트 좋아해?' 옹? 아니, 눈 덮힌 산 속에서 왜 자꾸 바나나 보트를 찾는거야? 밥 먹고 나서 티나가 다시 한 번 묻는다. '바나나 보트 좋아해?' 아니, 이 사람이-_-;;;

저녁 식사 후, 씻고 돌아온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따뜻한 캠프 파이어와 그 속에 들어 있는 정체 불명의 은박호일. 옹기종기 모여 있는 우리에게 티나가 하나씩 나눠준 은박 호일에는 커다란 바나나가 칼집을 내고 들어가 있다. 칼집 속에는 부드럽게 녹은 초코렛이 줄줄 흐르고 있고. 아!!! 이게 바나나 보트란다!!! '티나! 나 바나나 보트 완전 사랑해!!!' 우리들 중 누구도 먹어 본 적 없었던 바나나 보트는 미국인들의 전형적인 캠핑 음식이라고! (돌아와서 사촌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알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미국인의 디저트는 정말 위대하다 T-T (완전 달아 죽음) 어느때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다시 얼어 죽는 텐트로 돌아왔다.

* 바나나 보트 만들기: 바나나의 굽은 안쪽에 세로로 길게 칼집을 낸다(껍질은 까지 않은 상태). 칼집 속에 잘게 자른 초코렛을 넣는다. 알루미눔 호일로 둘둘 말아서 캠프 파이어 속에 넣고 기다린다. 불 속에서 막 꺼낸 바나나 보트를 살살 까먹으면 천국의 맛! (골렘도 한 방에 보낼 수 있다~ 막 이래;;)

by jewel | 2008/07/09 17:02 | └ 미국 여행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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