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ional Park] Glacier NP in Montana

2008.5.27. Glacier National Park, MT

시애틀이 있는 워싱턴 주를 떠나 동쪽으로 동쪽으로 이동. 얇은 아이다호 주를 후룩 지나서 도착한 곳은 드디어 몬타나주. 미국의 북쪽하늘은 찬 기운 때문인지 정말 구름이 너무너무 예쁘다. 가지가지 구름을 보고 있자면 몇날 며칠이 지나도 모를 것 같다. 몬타나 주의 북쪽에 자리잡은 글래이셔 국립공원의 위쪽은 캐나다 소속이라 캐나다에서 여행 온 사람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이름답게 여기저기 눈이 수북히 쌓여 있던 곳. 아니 5월 말이 다 되어 가는 이 시점에 이게 말이 되냐고! 고속도로 옆 쪽에 쌓여 있는 눈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사실 낮에는 날이 그리 춥지 않고 오히려 따뜻한대도 녹지 않고 쌓여 있는 눈을 보고 있자면, 빙하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국립공원을 제대로 즐기려면 아무래도 트레킹을 빼놓을 수 없겠지. 우리가 도착한 곳은 아주 넓고 예쁜 맥도날드 레이크. 글래이셔 국립공원에서 가장 큰 호수로, 이 주변을 따라 Drive 코스도 있으며 다양한 trail도 있다.
Lake McDonald를 주욱 한 바퀴 도는 코스는 평지로 무난하고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다는데, 우리는 going-to-the-Sun Road는 차로 드라이브하면서 패스하고 Lake McDonald Lodge(map에서 Lak McDonald라고 음식점 표시되어 있는 곳)에서 trail을 시작하였다. 기운 좋은 두 명은 Mt. Brown 등반을 택했고 (운이 좋으면 곰을 만날 수 있다!) 나머지 우리는 Avalanche Creek을 통과하여 Avalanche lake을 보고 돌아오는 길을 택했다.

맥도날드 로지(visitor center)를 떠나서 걸어가는 길. 커대한 고목이 쓰러져 있고 그 사이로 무성하게 이끼가 자라고 있다. 국립공원은 최대한 자연 상태 그대로 보존되는 것이 원칙으로 trail을 따라가면 정말 자연 속에 파묻힌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여름이 시작되면서 겨울 내 쌓여 있던 눈이 녹기 시작하여 trail 여기저기에 작은 샘이 흐르는 것을 볼 수 있다. 덕분에, 트렉을 시작한 지 이틀만아 운동화가 홀딱 젖어 버리는 불상사가 T-T 하지만, 눈이 녹지 않으면 일부 trail은 closed되거나 눈이 모두 녹아 버리면 덜 예쁜 경치를 보게 되므로 초여름에 가는 것이 좋다.
트레일을 시작하고 잠시 후에 다시 만난 Lake McDonald. 고요하고 평화로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글래이셔 NP는 아주 오래 전에 빙하가 훓고 지나가면서 만들어진 지형. 이 때문에 Glacier NP로 불린다. Lake McDonald도 마찬가지로 빙하고 인해 생성된 호수이다.
역시나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덕분에 trail 중간 중간 사슴과 함께 길을 걸을 수도 있다. 야생 동물들이 의외로 사람에 겁먹거나 놀라지 않는다. 그냥 눈길 한 번 스윽 주고는 가던 길 가는 식. 대신, 사람들도 갑작스런 행동은 피해야 겠고, 큰 소리 내지 않고 조심조심 걸어야 한다. 서로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동물들도 친근한 모습을 보어준다. 처음 만난 사슴 덕에 다들 숨을 죽이고 조심스레 셔터를 찰칵찰칵. 이후로도 여러 마리 더 만날 수 있었다. 역시 미국은 뭐든지 크다. 사슴도 저리 큰가 싶다.
걷던 중 잠시 만난 햇살과 그 뒤로 보이는 눈 덮힌 Mt. Brown, 그리고 이와 대조되는 파란하늘. 몇천년도 더 된 침엽수가 무성히 우거지고 산과 하늘과 눈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에 경외심마저 든다.
trail을 따라 무성히 자란 수천년도 더 된 거목들. 그 사이로 걷는 treking.
Trail을 시작하자마자 분명 평지라는 말을 들었는데 완전 등반하는 기분인 거다. 그대로 20분을 올라가다가 깨달은 것은 Mt Brown trail이었다는 것. 우리 시작하자마자 벌써 길을 잃은거야? 라면서 다시 내려와 평지의 trail을 다시 시작하였다. 그러나 여기에도 어려움은 있었는데, 다른 국립공원에서도 그랬지만, 평지의 trail에는 대부분 horse trail이 함께 있는데, 좁은 길에 말도 다니고 사람도 다니다 보니, 그 길에 말똥이 한 가득. 아.. 냄새는 어찌나 고약하고, 물과 섞여서 길바닥은 더럽고. 자연 가득하다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무려 1 시간 여 지속되었다.

이후로 자연 속에 있는 것은 좋지만, 크게 바뀌지 않는 환경과 한동안 걷지 않던 다리가 혹사 당한 덕에 모두들 지쳐 가는 순간, Hana의 한 마디 '드디어 문명의 흔적이 보인다!' trail을 시작한 지 3 시간 여 만에 차도와 맞닿아 있는 Avalanche creek에 도착하였다. 한동안 보이지 않던 사람들도 많이 보이고 다 죽어 가는 우리 앞에 teenager들은 막 날아 다닌다. '쟤네는 어쩜 저렇게 뛸 수 있는거야?', '원래, 애들은 에너지가 넘치잖아'

작은 폭포수 앞에 앉아서 고민을 하면서 점심을 먹었다. '너무 힘든데 그냥 여기서 돌아갈까? 사실 여기서 더 가는 건 문제가 아닌데, 여태까지 왔던 길을 다시 가는 건 도저히 못하겠어.' 여기저기서 나도 나도. 그러나, 역시나 밥 먹고 나니 힘이 생긴다. 여기까지 왔는데 lake 안보면 억울하겠다 싶어서 다들 힘을 내서 다시 출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lake Avalanche까지 무려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단다. 그렇군! 조금 걷다 보니 우리보다 조금 빨랐던 다른 무리를 만났는데, 힘들어도 그만한 가치가 있으니 꼭 가보라고 용기를 준다. 오호~ 좋아좋아. 근데 여기서부터는 길이 눈밭인거다. 우.. 운동화 다 젖어 가면서 열심히 걸었다.
도착한 Avalanche lake. 와~ 잔잔한 호수와 그 뒤 배경을 이루는 눈 덮힌 산. 눈은 녹기 시작하여 산 여기저기에 폭포가 되어 흐르고 있다. 호수에서 느낀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

물론 그 감동은 잠시 뿐. 다시 내려 오는 데는 거의 기절하는 수준이었다. Avalanche creek에서 도저히 더이상의 산길은 무리라고 생각하여 도로를 따라 걸었다. 하지만, 그래도 3시간은 더 걸어 가야 하는데 이미 5~6 시간은 걸은 상태. 직전의 시애틀 시내를 싸돌아 다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구. 결국 '수'를 찔러서 히치하이킹에 성공. 'Eriko'와 함께 트럭을 타고 편하게 돌아왔다. 차를 타고 돌아오는 데만도 한참 걸렸는데, 이를 걸어갔을 걸 생각하니 어질어질. 나중에 들어 보니, 결국 다른 이들도 모두들 히치하이킹을 하였다고;;;

그리고, Mt Brown 산행을 떠난 이들은 오른지 1시간도 안되어서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을 만나서 그대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단다. (Sam은 무려 반바지를 입고 있었던 것)

* 대부분의 국립공원이 그렇지만 그때그때 날씨에 따라서 open하는 도로 및 trail이 정해져 있으므로 떠나기 전에 미리 도로 사정 및 날씨를 알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 Glacier National Pakr의 자세한 정보는 다음의 사이트를 참조 
http://www.nps.gov/glac/

언제나 그렇듯 팬들을 위한 보너스 샷.
청바지에 얇은 츄리닝 점퍼를 걸치고 눈 밭을 헤집고 다녔던 것이다. 낮에는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밤에는 정말 추워서 입 돌아가는 줄 알았다 T-T

by jewel | 2008/07/08 08:37 | └ 미국 여행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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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Ping2 at 2008/07/08 11:35
여행 잘 다니고 계시네요.
인생에서 가장 여유롭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jewel 누나,
다음 여행기 기대하겠어요!!
Commented by jewel at 2008/07/08 15:08
지금은 너무 여유로워서 조금은 바빴으면 좋겠어. 물론 살기 위해 바쁜 거 말고 여기저기 바쁘게 돌아다니는 걸루 ㅋㅋ
Commented by 루스 at 2008/07/08 16:13
아아 멋지군요. 레이니어산을 스쳐서 지나가신 것 같습니다. 저도 시애틀갔을 때 시간이 되면 레이니어 국립공원을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ㅠ.ㅠ

오래 다니시는 걸 보니 부럽습니다.
Commented by jewel at 2008/07/09 07:49
마냥 놀고 있으니 좋긴 합니다. 여행 후의 상황은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핫;

귀찮다는 핑계로 레이니어를 버렸는데 이제 와서 살짝 후회 되요.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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